칠머리당굿

제주 칠머리당굿은 제주시 건입동의 칠머리당에서 음력 2월에 영등신에게 올리는 무속제(巫俗祭)이다. 원래 당이 있던 곳이 일곱개의 머리모양을 하고 있어서 `칠머리당`이라 부르게 되었는데 지금은 제주항 동편의 사라봉과 별도봉의 중간에 옮겨졌다.
흔히 `영등할망`이라 불리는 영등신은 음력 2월1일에 제주를 찾아와 2월 15일에 떠나가게 된다. 이때 해상안전과 해산물을 많이 채취하게 해달라는 뜻에서 2월 1일에 영등환영제를 한 이후 2월 13일에서 15일 사이에 영등 송별제를 한다. 굿의 순서는 초감제, 요왕맞이, 씨드림, 씨점, 산받음, 액막이, 배방선의 차례로 구성되어 있으며 1980년 중요무형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영등신은 음역 2월 초하루에 들어와서 2월 15일 나가는 내방신(來訪神)이다. 영등신은 `바람의 신`으로 저 멀리 강남천자국(江南天子國)을 몰고 오는 신이다. 영등신은 영등 하르방ㆍ영등할망ㆍ영등 대왕ㆍ영등 호장ㆍ영등 우장ㆍ영등별감ㆍ영등 좌수로 모두 일곱 신이다. 음력 2월 영등달이 들면, 이 신들은 강남천자국에서 남방국 제주특별자치도로 산 구경과 물 구경을 하러오는데, 맨 먼저 귀덕리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 온다고 한다.
그리하여 한라산에 올라가 오백장군에게 현신하고, `어승생 단골머리`에서 `소렴당`으로 `산천단`으로 `산방굴`을 경유하여 `도리디끗(교래리)`까지 돌면서 봉숭화꽃, 동백꽃 구경을 하고 다니며, 세경 너른 땅에는 열 두 시만국 씨를 뿌려주고, 갯가 연변에는 우무ㆍ전각ㆍ편포ㆍ소라ㆍ전복ㆍ미역 등이 많이 자라게 해초씨를 뿌려주고 돌아간다. 따라서 각 마을에서는 영등신이 내방하는 기간에 영등굿을 하게 되는데, 2월 초하룻날<영등 환영제>를 하고, 12일에서 15일 사이의 어느날에 <영등 송별제>를 하는 것이다. 그 송별제의 제일은 마을에 따라 다른데, 근래에는 많이 없어져서 해촌에만 남아 있어 해산물의 풍요와 어부의 해상안전을 기원하는 어촌신앙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영등굿이 다른 당굿과 다른 것은 바다의 요왕길을 치워 닦는<요왕맞이>를 하고 바다 밭에 씨를 뿌리는 <씨드림>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요왕굿>ㆍ<잠수굿>등으로도 불려지며, 영등달에 하는 <잠수굿>을 <영등굿>이라 하는 것이다.